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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음료 부작용 왜 일어나나?

[코리아메디케어] 입력 2012-08-17 오후 12:51:04 글자 작게글자 크게
카페인 함유량 알고 마셔야

지난 15일 오전 1시 서울 홍대 부근의 A클럽.
귀청을 때리는 음악에 맞춰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부비부비’(남녀가 춤을 추면서 몸을 비비는 행위)에 열중하고 있었다. 한 사내가 큰 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좀 피곤한데, ‘밤’ 한번 또 마셔야겠어.”
그가 카운터쪽으로 다가가자 종업원이 자연스럽게 술잔을 건넸다. 단숨에 술잔을 들이킨 그는 다시 일행에 끼어들어 몸을 흔들어댔다.
“에너지 드링크에 양주를 섞어마시면 밤새 춤을 춰도 피곤하지 않아요. 그래서 이 곳에 오면 에너지 폭탄주를 즐겨 마십니다.”

요즘 에너지 음료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음료에 술을 섞은 신종 폭탄주가 유행하는가 하면 시험기간 중 잠을 쫓기위해 대량으로 구입하는 수험생들도 늘고 있다.


‘밤(폭탄ㆍbomb)’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각성 효과를 낸다는 ‘에너지 폭탄주’는 홍대 부근, 이태원, 강남 등의 클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번져가고 있다. 대학가에서도 이 폭탄주를 즐기는 모습이 심심찮게 목격되고 있다.

서울 노량진 학원가나 대학가 주변의 편의점은 시험기간 때마다 에너지 음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기간 중 에너지 음료의 매출이 10배 이상 늘어난 곳도 있다. 노량진 학원가 인근의 한 편의점 관계자는 “시험 때가 되면 에너지 드링크가 불티나게 팔린다. 대량으로 사가는 학생들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칠성음료(주)의 에너지 음료 ‘핫식스’ 겉면에는 ‘내일 시험인데, 공부할 게 깨알같을 때’ ‘불태우고픈 파티 나잇, 체력이 영 딸릴 때’ 이란 자극적인 문구가 씌여 있다.

에너지 음료를 마시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학생은 물론 성장기의 중고생, 어린이까지 에너지 음료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음료를 마시면 일정 기간 각성 효과를 볼 수 있는 게 사실이다. 다량의 카페인 때문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에너지 드링크 ‘번 인텐스’(코카콜라). ‘핫식스’(롯데칠성), ‘레드불’(동서음료) 등의 겉면에는 ‘고카페인 함유’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번 인텐스 한 캔(250ml)에는 카페인 80mg이 함유돼 있다. 몸무게 50kg인 청소년이 에너지 음료 두 캔만 마셔도 카페인 하루 권장섭취량(125mg)을 훨씬 초과한다. 성인의 카페인 하루 권장섭취량은 400mg, 임산부의 경우 300mg이다. 카페인은 어린이, 청소년 등이 즐겨먹는 콜라, 초콜릿 등에도 포함돼 있다. 때문에 무심코 섭취하게 되는 카페인 양은 실제 생각하는 양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커피믹스 1봉에는 69mg, 녹차 티백 1개엔 15mg, 콜라 1캔에는 23mg, 초콜릿 1개(30g)에는 16mg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식약청은 “카페인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불면증, 신경과민, 메스꺼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지속적으로 과잉섭취할 경우 카페인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겐 카페인 성분의 부작용이 성인보다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청소년이 카페인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경우, 칼슘 공급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로 인해 뼈의 성장이 지체되고 성인이 된 후 골다공증을 앓을 수도 있다. 심하면 위통, 현기증, 식욕 감퇴뿐만 아니라 심장 발작까지 일으킬 수 있다.

캐나다 몬트리올대 줄리 캐리어 교수는 “카페인을 과다 복용하면 뇌의 수면시계가 오작동을 일으켜 잠을 자더라도 깊지않은 선잠을 반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잠의 효율성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만성피로를 일으켜 연구활동이나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 잠을 쫓기 위해 에너지 음료를 많이 마시는 수험생은 오히려 공부에 방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일반인들이 고카페인 음료의 부작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일반 청량음료처럼 습관적으로 들이키다간 카페인 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에너지 드링크 등 고카페인 음료의 부작용을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식약청은 이와 관련 “졸음을 쫓기 위해 카페인 음료를 즐겨 마시는 중고생의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내년 1월부턴 카페인 함유량과 주의 문구를 의무적으로 표기토록 할 방침”이라고 했다.

에너지 음료에 술을 섞어 마시는 ‘에너지 폭탄주’는 위험성이 더욱 크다.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거나 불면증을 호소하는 것은 다반사다. 이 술을 지속적으로 마시면 우울증이나 무기력증을 앓을 수 있다. 호주의 일간지 헤럴드 선은 “호주 정부는 각성제가 함유된 에너지드링크를 술과 섞어 마시면 여러 종류의 마약을 복용한 것과 같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의료계는 카페인을 다량 함유한 에너지 음료를 마신 뒤 신체 이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보고했다. 시드니 의대와 뉴 사우스 웨일스 독극물 정보센터 연구진은 지난 1월 호주 의학저널을 통해 에너지 음료로 인한 부작용 사례가 2004년 12건에서 2010년 65건으로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2004년부터 7년 간 부작용으로 도움을 요청한 경우는 총 297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최소 128명이 심장 두근거림, 불안, 소화불량 등의 증세로 입원했다. 입원 환자 20명은 발작, 환각 등의 증상도 보였다.
이같은 증상은 에너지 음료를 술과 자주 섞어 마신 17세 청소년들에게서 주로 나타났다.

미국의 5개주는 부작용을 우려해 각성제가 함유된 에너지 드링크를 섞은 술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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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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